2차 출처 http://m.cafe.daum.net/ok1221/9Zdf/267336?svc=cafeapp
1.
아직도 당혹스러움과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대로 당하고만은 있을 수 없어 글을 씁니다.
제 얘기로 몇 일간 신날하게 입방아 찧어대시던 여직원분들, 제가 지나다닐 때마다 야유섞인 눈초리로 절 바라보시던 남직원분들. 이 글이 꼭 당신들이 퍼트린 나의 더러운 소문처럼 빠르게 전파되서 저를 향해 암묵적으로 마구 돌을 던져대던 당신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권고사직 당한 마당에 제 정체를 가릴 것도 없으니 밝힙니다.
저 사업부 문서2팀 박지영대리입니다.
몇 일동안 수십차례 생각하고 고민하였고 때로는 그냥 참으면 잊혀질까 묻고 넘어가려 했던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이 날 쳐다보는 그 눈빛, 조롱어린 시선들. 마치 화냥년 보는 듯이 날 대하고
심지어 나에게 문서나 자료를 넘겨줄 때에도 더러운 사람을 대한 듯이 몸서리 치는 모습을 보며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 올해 29살이고 입사한지 12월부로 꼭 2년입니다.
2년 전부터 평소에 점심 먹고 들어오면 제 자리에 방금 사온것 같은 커피나 음료등이 놓여져있었습니다.
가끔은 없는 번호로 제 안부를 챙기는 문자가 오기도 했고,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설날, 추석등이 되면
출근전에 제 자리에 누군가가 소소한 선물같은걸 챙겨놓곤 했습니다.
처음엔 신경 안썼습니다. 6개월 전까진 애인이 있었으니까요.
그냥 회사에서 나에게 관심갖는 사람이 있어 관심표명한 줄 알았습니다.
제 애인, 회식자리에도 오고 회사 사람들과 여름,겨울에 같이 여행 및 워크샵, 스키장 같이 갔었죠.
소문이 빠른 회사인만큼 저에게 애인이 있다는걸 모르는 분이 있을거라곤 생각 안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몰래 문자하고 선물 챙기고 하는 것들 전 애인에게 다 얘기했었구요.
무시하라길래 무시 했습니다.
하지만 서로간의 개인적인 문제로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난 후부터 선물도 점점 고가가 되어가고
안부만 챙기던 번호없는 문자는 애인과 헤어진 저에게 마음 잘 추스리라는 둥 곧 새로운 인연이 올거라는 둥, 오늘 입은 옷이 잘 어울린다는 둥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2,3개월 전 어느 날 [치마는 입지 말아요, 일을 못하겠네요]라는 뉘앙스의 문자가 온 후로
통신사에 가서 번호 추적을 의뢰했지만 지사로 가라는 말을 들었고, 반차까지 내고 지사에 가서 추적했으나
컴퓨터로 보냈기 때문에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통보만 가지고 망연자실 했네요.
IP추적하려면 경찰측의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해서 더 이상은 밝혀내지 못했었구요.
귀고리, 이니셜목걸이, 지갑, 화장품, 구두, 머리핀, 모자, 화분, 케이크, 워머, 스타킹, 매니큐어, 인형, 머그잔, 상품권, 다이어리, 보석함, 손거울, 과일 등등이네요.
저도 모르게 제 책상에 놓여있던 것들입니다.
처음엔 책상이나 책상밑에 놓여있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여직원들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캐비닛에 걸려있었을 때,
이게 그냥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하는 행동이 아니란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 많은 물건들중에 제가 취한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받은 즉시 탕비실 수납함에 다 넣어놨고 과일이나 음료수 등등 마실 수 있는 건 냉장고에 넣어놨습니다.
심지어 제가 퇴근할 때 제 뒷모습을 찍어 포토메일로 보낸 적도 있었습니다.
화분은 사무실에서 키우고 있는 화분들 옆에 놓아두었고,
보석들은 제가 가질수도, 버릴 수도 없어 여직원 전용 휴게실 창고 캐비닛에 넣어놨습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옆에서 함께 보고 듣고 했던 직원분들
제가 대체 누가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혹시 누군지 아냐며 제가 물을 때 모르겠다고 하셨던 분들이
어떻게 저한테 이러실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일주일 전 여느때처럼 점심시간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와 양치하러 가려고 양치도구 챙기는데
사무실 문이 열리며 다짜고짜 누군가 제 머리채를 잡더군요.
어디서 났는지 구두칼같은걸로 저를 때리고 사무실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며
동행한 사람과 함께 저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하였습니다.
같이 밥먹고 온 동료들, 선배들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 없이 그저 멀뚱히 보고만 있더군요?
누가 날 때리는지 얼굴 볼 새도 없이, 맞다가 얼굴이 점점 부어 눈이 떠지지도 않을 지경이 되었는데도
말리는 사람이 없어 고스란히 두 사람의 폭력을 견디고만 있었습니다.
그러길 십 여분이 지나자 부장님이 들어오셔서 말리시더군요.
네, 저를 때리고 욕하시던분들 부장님 사모님이랑 사모님 여동생되는 분이었습니다.
눈물도 안나와 기진맥진 바닥에 쓰러져 있던 저는 간신히 눈을 떠 그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자 더러운 눈으로 쳐다본다고 구두를 벗어 던지셨고, 그 구둣굽에 귓등이 찢어져 피가 줄줄 흘렀네요.
부장님이 그분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시고 오대리가 날 병원에 데려갈 때 까지도 전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대체 왜 그분들이 나에게 이런 짓을 하시는지 영문도 몰랐고 그저 손이 달달 떨려 멍하니 찢어진 귀를 꿰매고 입원을 했습니다.
멀리 떨어져 사시는 부모님 걱정하실까, 경찰직에 근무하시는 작은 삼촌에게 연락을 취했고
입원한지 2일이 되고 주말이 오기까지 회사사람 그 누구 하나도 전화를 받지 않고 전화가 오지도 않았습니다.
삼촌에게 이 모든 사실을 얘기했고 삼촌이 알아볼테니 몸부터 추스리라고 하셔서 병원에 계속 입원한 상태였는데,
지난 토요일 부장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로 온 문자들, 선물들 모두 이ㅅㄷ부장님이 보내셨답니다. 녹취했습니다.
저에게 호감이 있었는데 그동안 말은 못하고 선물로만 전하고 하다가
제가 애인이랑 헤어진 이후 제게 접근해보려고 일부러 티를 냈는데 제가 알아채지 못했던거라고 했습니다.
벙쪄있던 저에게 이ㅅㄷ부장님은 집에서 메신저 문자로 보낸것들 기록을 삭제하지 않았고 카드내역 및 현금영수증 발행처 등등의 명목으로 사모님께 발각이 되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 말고 따로 만나는 회사 직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분이 누군지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참 뻔뻔하네요. 저 맞을 때 가만히 서서 공포에 질린 눈으로 구경만 하더니 본인이 맞을 매를 내가 맞고 있는걸 보니 기분 어떠셨나요?
부장님이랑 모텔 들락거리고 여행다니고 그러셨다면서요?
사모님한테 그 내용 다 들키고 핑계댈게 없어서 제 핑계를 댔다고 합니다.
왜요? 진짜 바람난 그 분은 유부녀니까요. 이쯤하면 보시는 분들 눈치 채셨겠죠?
앞장서서 제 얘기를 없는 말 지어내서 퍼트리고 다니시던데 인간 된 도리로 정말 그러면 못쓰는겁니다.
어쨌든 이ㅅㄷ부장님은 내연녀가 따로 있었고, 그것과는 별개로 나한테 정체를 숨기고 찝쩍대셨는데
사모님이 불륜 사실을 눈치채니 유부녀인 그 여자 대신 제 핑계를 댔다고 하셨구요.
제 앞에서 무릎꿇고 빌면서 돈 챙겨줄테니 회사 그만두라고 조용히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삼촌이 혹시 누가 찾아오면 모든 내용 다 녹취하라고 하셔서 중간부터 다 녹취 했습니다.
회사사람들 대동하지 않고 혼자 병문안 오신게 이상하기도 하고 제가 입원했다고 전화했을때도 받지 않으시던분이 갑자기 찾아오신것도 이상해서 휴대폰 진동모드 바꾸는척 하면서 녹음했습니다.
저는 회사 그만둘 생각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모님께도 사실대로 털어놓으라고 했구요. 상해및 명예훼손으로 고소장도 준비중이라고 정확히 전달 했습니다.
또한 이미 소문 퍼질대로 퍼진 회사 사람들에게 해명하라고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말로는 그래그래 하면서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보이셨구요.
있는 사실 그대로 삼촌께 얘기했고 고소 준비중입니다.
타박상에 귀 찢어지고 뇌진탕까지 4주 진단 나왔습니다.
제가 억울하게 맞았다는 증거도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저 4년제 대학 재수해서 들어가 한 번의 휴학도 없이 학자금 대출에 순전히 아르바이트 하며 용돈 모아쓰고
월세 등 생활비 벌면서 졸업했고 바로 취업 할 수도 있었지만 공부욕심이 있어서 역시 밤낮으로 일하며 대학원도 마쳤습니다.
그리고 교수님 추천받아 들어온 첫 직장에서 아무런 사고없이 2년을 일했고 지난달에 대리를 달았습니다.
남들 칼퇴근할 때 11시 12시까지 남아 코피 흘리고 컵라면으로 끼니 때우면서 개인프로젝트 7개나 마쳤고
남들은 꺼리는 지방출장 나서서 다니며 경험쌓았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학자금 대출, 점점 빚이 줄어가고 내년 봄엔 다 청산하고 내 재산 모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야근이며 주말근무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말도 안되는 이런 구설수의 주인공이 되어 남들의 질타와 돌을 맞으며 회사를 그만두어야 합니까?
왜 제가 하루에 한 번 말 섞을까 말까하는 부장님의 내연녀가 되어 맞지 않을 매를 맞고 받지 않을 손가락질을 받아야하죠?
돈으로 보상해주겠다는 말. 제 자존심과 지나온 2년의 시간을 대체 얼마로 보상해주실련지요?
월요일 오전에 퇴원하자마자 퉁퉁 부은 몸을 이끌고 일부러 점심시간 넘어 출근 했습니다.
각오는 했지만 회사 전체에 소문이 쫙 퍼졌는지 경비아저씨부터 저를 보는 시선이 다르더군요.
엘리베이터에선 저와 부딪히기도 싫은지 사람들이 저를 피해 구석으로 가있고
제가 그만둘거라고 생각했는지 제 책상에 온갖 잡동사니들, 문서들 쫙 쌓아놓고 있더군요.
저 당당합니다. 회사다니면서 누구한테 피해준 적없고, 살면서 불륜과 가까운 짓은 해 본적도, 들은 적도 없이 살아왔습니다.
열심히 산것도 죈가요?
또한 부장님께 빠른 시일내에 상황 종료시켜달라고 했습니다.
사모님과 직원들 다 보는 앞에서 해명해달라고 요구했고, 사모님의 직접적인 사과도 요구했습니다.
묵묵부답, 그 어느것도 대답하지 않으시더군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부장님과 내연관계셨던 분 또한 저에게 일언반구 아무말도 없으시군요.
가족과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고 싶으신가요? 어디 한 번 그렇게 해 보세요.
참 이상하게 우리 회사 게시판은 글쓴이와 관리자밖에 못보는 비공개네요?
저 아무 일 없다는 듯 4일을 출근했습니다.
그 누구에게 그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고 조용히 고소 준비중입니다.
자기가 한 불륜관계 들킬까봐 앞장서서 저에대헤 허위사실 유포하고 다닌 그 내연녀분.
평소에 제가 언니언니하며 따랐는데 뒷통수 아주 제대로 맞네요.
사실 및 허위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유포시켜 명예를 실추시키고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면
명예훼손으로 처벌 가능하답니다. 지금처럼 제 험담 끝까지 해보도록 하시죠.
내일 오전까지 부장님께서 제가 요구한 내용 들어주지 않을시에 소장 제출 합니다.
사모님, 부장님, 부장님내연녀 총 3명에 대한 소장이며 증거 충분하고
이미 예비 소장 넣은 상태고 삼촌께서 도와주실테니 즉시 출두 떨어질겁니다.
그리고 회사분들은 이 글 읽고 당신들이 잘 하는것처럼 동네방네 떠들며 퍼트려 주시죠.
한번 더 말하는데 저는 회사 그만두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보고 듣는 앞에서 저에 대한 없는 얘길 퍼트리고 다니면 듣는 즉시 잡아내고 고소할테니
더러운 꼴 안보고 싶으시면 입조심 좀 하고 사시길 바랍니다.
제가 여기 글 올리는 것 또한 세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간주되는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각오하고 있구요.
영문도 모르고 이유도 모른채 두드려 맞았던 것 보다 더 억울하겠습니까?
그리고 문서2팀에 신ㅈㅇ씨, 유ㅎㅈ씨.
화장실에서 내 얘기 판에 올리면 대박이라고 그랬죠? 왜 안올리셨어요? 나도 내 소문 어떻게 났나 구경좀 해보려고 했는데요.
올리셨으면 당신들도 고소장 명단에 이름 올릴 뻔 했네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다고 생각했고 누구보다 회사에 몸바쳐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했는데 이런 더러운꼴을 보게 되다니 억울하다는 말 하나로 제 마음을 표현하기엔 모자르기 그지없습니다.
멀쩡하게 잘 사는 사람 하나 매장시켜놓고 뒤에서 비웃고 조롱하던 당신들,
새 해가 뜨는 1월 1일.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기대하세요. 정말 기대 이상일겁니다.
2.
많은 관심과 덧글, 그리고 응원 감사합니다.
제가 이 글을 썼던 취지는 단순히 여러분께 그 사람들의 파렴치한 짓을 알려 매장시키기 위함이 아니었고
소문으로 더러워진 제 자존심과 명예를 역시 똑같은 소문으로 조금이나 회복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더불어 온갖 억측과 거짓말이 난무했던 사내에 진실을 밝히고 부장님과 내연녀에게 진실된 사과 및 진상표명을 촉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글을 올려놓고 한 숨도 자지 못하고 삼촌과 소장 준비를 하였고, 평소대로 아침 7시 30분에 출근을 하였습니다. 8시 넘어서 직원들이 하나 둘 출근을 하였고 부장님도 나오셨습니다.
9시 회의가 진행되기 전 인사과에 찾아갔습니다.
인사과에 찾아가서 본인의 인터뷰도 없이 진행된 권고사직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냐고 물으니
회사측에선 저에게 권고사직을 한 적도 없고, 저 스스로가 사직 의사를 밝혀왔고 부장님께서 결재까지 하셨는데 현재는 2주일간 인수인계 기간이며 제가 회사에 기여한 바에 대해 부장님께서 배려차원에서 제 연봉의 몇 프로를 퇴직금으로 일시 상환하는 조건을 간곡히 처리하여 퇴직금에 보너스가 얹혀져서 그 상태로 사직 결정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저는 부장님과 사직에 동의한 적도 없으며 사직을 할 만큼 잘못한 일도 없다고 하였고
자세한 내막을 물으시는 인사과장님과 때마침 업무로 인사과를 찾으신 본사 본부장님이 계신 자리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과 소장 준비 과정 및 제게 사직을 강요했던 녹취 내용, 사모님의 폭행으로 인한 진단서 등을 내보였습니다.
또한 이 모든 사실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다는 점, 회사 이름과 자세한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부장님과 내연녀, 사모님과 사모님 동생분께 약 6일의 말미를 드린 것 또한 빠짐없이 이야기 했습니다.
부장님 바로 호출되서 내려오셨고 저의 동의도 없이 저를 사직시킨 점, 허위 사표를 만들어 수리한 점과 불륜 및 저에 대한 모함등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셨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나올 줄 모르셨는지 자꾸 이리저리 빠져나가시려고 수를 쓰시길래 제가 틀린부분마다 정확히 집어서 다시 고쳐드렸습니다.
저는 제가 그간 일주일의 말미를 주었음에도 진실을 밝히지 않았고 회사에서 모든 직원들이 저와 부장님을 불륜관계로 오해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저에게 암묵적으로 사직을 강요한 점에 대해 그만큼의 정당한 댓가를 치루라고 하였습니다.
인사과장님과 본부장님 모두 당황하시고 난감한 표정이셨고 일이 간단히 끝나지 않을거라는 것을 아셨는지 회의 후에 다시 호출할테니 일단 자리로 돌아가 계시라고 하셨습니다.
사직처리는 없던일로 하겠다는 일단락의 결과만 얻고 다시 사무실로 올라가서 부장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부장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이 회사에서 낙오되는 일이 없도록 선처를 부탁 한다고만 하셨고 곧 대학진학을 앞둔 아이들과 치매로 투병중인 모친 이야기를 꺼내며 제 감정에 호소 하셨지만 흔들리면 안된다고 마음을 굳건히 먹고 있었기에 부장님의 그 거짓된 말장난에 놀아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내연녀분에 대한 문제는 조금 까다롭습니다.
무턱대고 제가 그 내연녀분 남편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릴 권리는 없습니다.
제가 그 분을 고소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그리고 저를 더러운 여자로 보이게끔 사내 분위기를 조장한 점에 대해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정도 입니다.
사모님이 찾아와서 저를 폭행한 이유는 저를 부장님의 내연녀로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내연녀가 아니라 ㅇㅇㅇ씨가 내연녀라고 밝힐 수 없는 입장입니다.
그것 또한 그 내연녀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적시하여 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 역시 명예훼손이 적용됩니다.
제가 굳이 손대지 않아도 알아서들 자폭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가만히 있는다고해도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 내연녀를 가만히 두지는 않을겁니다.
내연녀의 남편 역시 지사는 다르지만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니까요.
이번 일로 소문의 무서움을 알았습니다. 굳이 말로 전하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메신저며 휴대폰으로 말보다 더 빠르게 퍼트리고 있으니까요.
제가 밤에 올린 글 또한 이미 사내 90프로의 직원들이 읽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를 아는 거래처, 회사 밑 카페, 편의점 직원들까지 읽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오전 11시쯤 이사실에서 호출이 왔고 부장님과 제가 같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마지막까지도 반성은 커녕 제가 묵인해주고 선처 해주기만을 바라시더군요.
정말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사실에는 이미 내연녀분이 와 계셨고 서럽게 울고 계시더군요.
이사실에서는 기획부 영업부 마케팅부 등등 출장나가신 부장님 빼고 각 부 부장님 모두 모이셨고, 본부장님을 비롯한 간부급 인사들이 제가 작성했던 글을 프린트해 읽고 계셨습니다.
제가 도착하자 인사과장님께서 거두절미하고 회사측에서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냐고 제게 물으셨습니다.
저는 회사를 그만 둘 생각이 없고 그렇다고 회사를 상대로 고소는 하지 않을 것이며 사건 당사자들의 공개적인 사과와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한 사건 내용, 발생 과정, 고소 내용, 사건 당사자들의 실명을 적은 사과문을 회사 각 층 엘레베이터 앞에 회사 이름으로 붙여주실 것과 직원들이 보는 직원 사이트에도 동일한 글을 게시해 주시길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고소는 예정대로 진행 할 것이고, 부장님에 대한 징계는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여 정당하게 처리해주실 것을 당부드렸습니다. 허나 내연녀에 대해서는 권고사직이 마땅하다고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미 경찰관계자(삼촌)와 접촉중이라는 점과 소장 작성도 완성 되었고, 끝까지 스스로가 나서서 제게 사과 및 해명을 하지 않은 점에 있어서 저는 예정대로 고소를 진행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만약 회사측에서 제가 고소하려는 것을 막으려 한다거나 사건을 미화시켜 제가 불리한 상황을 만들거나 하신다면 가족여성부, 회사 내 노조, 각종 여성단체에 연락을 취하여 내 입이 아닌 언론을 통해 회사 이름 보시게 될거라고 정확히 못 박았습니다.
이런 대화내용까지 그 자리에 계시던 모든 분의 동의하에 녹취하였습니다.
내연녀분은 배우자분께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울며 비셨고 부장님은 몇 번 저를 말리는 척 하다가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회의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결과를 통보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사무실에 돌아와보니 모두가 글을 읽었는지 전과는 다른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게 느껴지더군요.
대리로 승진하면서 옮겨온 부서라 아직 다 낯설고 친하진 않았지만 프로젝트 맡을 때마다 같이 밤새고 도닥이며 열심히 일했던 만큼, 저를 아주 좋아하지는 않아도 그렇게 매정하게 구경만 하고 있진 않을 줄 알았는데 제 착각이었나 봅니다.
과장님께 반차를 내고 삼촌을 만나러 가려는데 여직원 몇 명이 다가와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 손을 잡으면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미안하다고 하는데 속으로는 이 손 좀 나 맞고 있을 때 잡아주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슬금슬금 남직원들도 일어나 내게 목례하듯 미안함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내게 보여주었던 조롱과 멸시의 눈빛, 군중심리라는 변명하에 그 누구하나 나서서 나를 돕지 않았던 그 비참하고 처절했던 순간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오후 2시, 사모님과 사모님 동생분을 집단 폭행 상해,특수 폭행 상해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고
내연녀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으로, 부장님에 대해서는 스토킹행위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공조, 부당한 해임, 성희롱으로 고소하는 소장을 제출 하였습니다.
진단서와 녹취록, 제 싸인을 위조한 사직서, 그간 보내온 선물들, 그것들을 기록한 다이어리 사본 등을 증거물로 제출하였고 증인 목록에 화장실에서 저를 욕하던 여직원들의 이름을 명단에 올렸습니다.
아마 그 여직원들은 증인 신청에 거부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찰서와 법정까지 가서 전처럼 거짓말과 비아냥거리는 말을 내뱉지는 않겠지요.
나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보고 들은 사실 그대로 증언해줄거라 믿습니다.
저는 이미 경찰서에서 조서를 다 마친 상태고, 폭행으로 소장이 제출된 사모님과 사모님 여동생 분께는 즉각 출두가 떨어져 이미 끌려가 서에서 조서를 꾸미고 계실 것입니다. 끝났을지도 모르구요.
조서를 꾸미는 와중에 남편의 불륜녀가 제가 아닌 다른 유부녀란 사실을 알게 되시겠죠.
엄한 사람 개패듯이 패놓고 분풀이 하셨는데 그게 오히려 남편의 스토킹에 의한 피해자라는 걸 알게 되시는 사모님의 마음 또한 괴로우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폭행 및 폭언에 대한 댓가는 법이 정해준 만큼 치르시기를 바랍니다.
부장님이 행하신 공문서 위조등은 회사측에서 부장님을 고발하여 지능범죄과로 인계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수사가 진행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모님과 더불어, 저에게 위자료를 지급하셔야 할겁니다.
저에게 돈으로 보상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게 대체 얼마인지 받아낼 수 있을 만큼 받아 내 보겠습니다.
각각 다른 범죄로 다른 형태의 소장이 제출되었으니, 분이 안풀린다면 오히려 제 쪽에서 재소하고 또 재소해서 평생 지긋지긋하도록 잊혀지지 않을 기억을 남겨드리겠습니다.
피해자라고 해도 제겐 언제나 이 꼬리표가 따라다니겠지요.
독하게 마음먹고 나니 정말 사람이 독해지는건지, 이렇게 저렇게 다 화풀이를 하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해봐도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억울함과 분함을 어찌 다 형용할 수가 없네요.
사모님 자매분들, 지금쯤 조서 작성을 일단락 하셨겠지요.
주말이 지나고 이 글들을 회사 사람들이 또 읽고 사내에 널리 퍼지고 난 후에 뵙겠습니다.
내연녀분에 대한 회사측의 처우는 말 안해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이 지나기 전에 그 남편 귀에 들어갈 것입니다.
부장님. 사모님.. 그리고 내연녀.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랍니다. 가족과 함께요.
지난 일주일이 폭풍과 같이 지나갔지만 저에겐 아직도 헤쳐가야 할 길이 험합니다.
지금까지 보다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 할 수도 있겠고, 회사생활을 하는 한 저를 따라다닐 꼬리표와 제가 없는 곳곳에서 뭇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이번 일이 제 인생에 커다란 상처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의 글을 읽고 추천해주시고 많은 걱정과 위로, 응원 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립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저도 그들처럼 방관자가 될 수 있고 일개의 군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일을 통하여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저희 작은 삼촌의 말씀을 시시각각 새기면서 마음속으로나마 그들을 용서하려고 애씁니다.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곧 제 마음을 더 괴롭게 만들 뿐이니까요.
다시 한 번 감사 말씀 전하는 바이고 추후에 상황이 더 진전되면 좋은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안녕하세요. 날씨가 추웠다가 풀렸다가 변덕이 기승을 부리네요.
우선 전에 썼던 두 개의 글을 이어놓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제가 익명으로 저와 비슷한 사례를 알고계신 분들의 도움을 청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과정에서 전체글을 체크해 놓은지 모르고 삭제하는 바람에 글들이 모두 지워져버렸습니다. 누군가의 강압이나 압력에 의해 삭제된 것은 아니니 걱정마세요.
저를 응원해주시던 분들의 메세지와, 함께 분노해 주시던 분들의 마음들이 들어있는 글이어서 10년, 20년이 지나도 삭제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이없는 실수로 한꺼번에 지워지다니 저조차도 황망하네요.
새해 벽두부터 한꺼번에 많은 업무가 주어져 일과 법적 공방을 병행하는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몸도 계속 안좋은 상태였고 스트레스로 탈모와 백일해라는 기침병이 와서 바쁜 와중에 병원도 짬짬히 들려야 했구요. 아직은 모든것이 진행중이지만 여러분들이 보여주셨던 진심어린 응원들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간략한 정보는 알려드리려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다행히도 법적인 공방 자체는 원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회사측에서 불륜의 당사자들인 부장님과 내연녀 최씨를 즉각 해고하였으며, 해고 사유 및 사과문을 회사 로비 및 전층 엘레베이터 옆에 게시 하였습니다. 저에게 위로금도 지급 되었구요. 또한 회사에서 고용한 법률자문단에서 제 변호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여 주었습니다. 뜻은 감사하나 변호사까지 받진 않았고 작은삼촌의 지인이신 변호사분을 선임하여 절차를 진행중입니다.
전에 통신사 지사까지 찾아갔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던 문자 발신자 또한 사건 조사 과정에서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회사와 집 등의 ip가 추적되었고 이 부분은 부장님께서 자백하신 내용에 대한 서면 증거로 저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것입니다.
일주일 전, 내연녀의 남편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내연녀는 이미 즉각 해고된 상황이었고 남편되시는 분 또한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 상태이며 이혼소송 준비중이라고 하였습니다. 내연녀 최씨가 이혼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부득이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제 재판 증거자료로 모은 것들 중 일부를 남편분의 이혼 소송에 공유해주실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그에 앞서 저에게 진심으로 사과도 하셨고 위로금 차원에서 돈을 건내셨으나 받지 않았습니다.
일전에 말씀드린대로 저는 내연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습니다.
법으로는 1.000만원 미만의 벌금 및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습니다만, 사실상 대부분의 명예훼손 피의자들은, 초범이고 깊이 반성한다면 집행유예 및 가벼운 벌금형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연녀 최씨는 전혀 반성하지 않고 끝까지 발뺌하며 억울하다고 무고죄로 항소 준비를 하고 있는걸로 압니다. 정말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저럴 수 있는지 볼 수록 가관입니다.
위자료 3천만원 요구했습니다. 받아들여지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일부러 높게 책정하였습니다. 이 재판이 끝이 아니라 그 다음 재판을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재판이 한 번으로 끝날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겠지요. 악다구니를 쓰며 저를 저주하고 조롱하던 내연녀 최씨에 대해.. 사실은 이들중 가장 가벼운 형벌이지만 이 여자 만큼은 가장 괴롭고 지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부장사모님과 사모님 여동생분에 대한 특수폭행, 집단폭행 및 명예훼손 역시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모님 자매분들께서 진심으로 저에게 미안해 하고 계시고 사모님 역시 이혼소송 준비중이십니다.
애먼 사람 폭행해서 고소된 것도 속상하실텐데 남편의 불륜까지 덤으로 알게 되셨으니 그 마음또한 지옥같으시겠지요. 사모님 자매분들에 대한 고소건은 저에겐 원만히 해결 될 것 같습니다.
부장님은 이혼에 벌금에 실형까지 묶음으로 새해 선물 받으시게 되셨군요.
변호인도 선임하지 않으셨고 그냥 실형 살겠다고 하셨답니다. 스토킹, 불륜, 공문서 위조 등으로 아주 복잡하게 얽히셨는데 그냥 모든걸 자포자기하신 듯 합니다. 연초에 장문의 메일이 왔었습니다. 늦었지만 미안하다, 인생 잘못 산것 같다면서 더이상은 선처도 바라지 않으셨고 죗값 치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회사에서 다른 지사로 가는 것을 권유하였으나 저는 그냥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하였고 위로금 외에도 이미 끝난 연봉협상을 다시 해 주더군요. 또한 이 곳에 올렸던 글을 삭제해주길 바랐지만 거부하였습니다. 저처럼 억울한 일을 당하신 분들이 저의 글을 보고 참지말고 정당히 해결하길 바랐고 그간 저를 걱정하고 지지해주신 분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저 역시도 두고두고 잊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도치않게 실수로 삭제가 되어버리네요.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한번에 여러건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서 잘 시간도 없이 너무 힘들지만 절대 도중에 그만둬선 안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때로는 너무 힘들어 마음이 약해질 때도 있고, 이렇게까지 해서 내게 얻어지는게 뭔가하는 생각도 들지만 처참했던 그 날을 떠올리면 여전히 오늘이 그 날인듯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네요. 잊을래야 잊을 수도 없는 그 날이요.
많은 분들이 걱정하셨던 것 처럼, 아직도 회사에 다시 적응하기가 힘이 듭니다.
동료들 선배들 상사들 아직도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내가 없는 곳에서 내 얘기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 퇴근을 해도 불안하고 초조한건 어쩔수가 없네요.
길을 걷다가 맞은편 사람과 눈이 마주쳐도, 편의점에서 알바생과 눈이 마주쳐도, 죄지은 것 없는 내가 왜 불안해하고 신경쓰고 벗어나고 싶어 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눈빛을 보내주고 먼저 다가와 손내밀어 주는 그들을 보며, 나도 그들 입장에선 어쩔수 없지 않았을까- 사실은 이게 진심일거야- 라고 위로와 합리화를 해 봅니다. 몇 일전에 생일이었는데 너무 바빠서 잊고 있던 제 생일을 동료들이 챙겨주었을 때 조금은 마음이 녹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바쁘지만 잊지않고 상담도 받고 있습니다. 대인기피증이 생겨 사람 많은 곳에서 자연스레 행동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공황장애가 찾아와서 아찔한 현기증과 불안감에 땅에 그대로 주저앉을 때도 많습니다.
여태 꾹꾹 눌러 참았던 눈물이 아무데서나 왈칵 나기도 하고 어디선가 갑자기 큰소리가 들리면 사모님과 그 동생분이 사무실 문을 발로 차고 들어올 떄 같아 화들짝 놀라 벌벌 떨기도 합니다.
잠깐의 시간만 주어져도 멍하니 정신을 놓을 때가 많아 일부러 더, 더 바쁘게 지내려고도 합니다.
모든 일들이 잘 풀려가고 있지만 뭔지 모를 찝찝함과 답답함이 대체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훌훌 털고 조용한 곳으로 여행이나 다녀오고 싶지만 주어진 일들과 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어 그것도 여의치가 않네요. 몰골이 초췌한지라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도 다녀오지 못하겠구요.
저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뛰어주시는 우리 작은삼촌이 없었더라면 저 혼자서 이 큰 일을 다 감당하지는 못했겠지요. 가까운 사람들부터 챙겨야 하는 법인데 내 몸이 힘들고 정신이 지쳐 그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그저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억울한 일을 겪으신 분들, 또 앞으로 억울한 일이 생기신 분들, 절대 손해보고 혼자 가슴앓이 하지 마세요. 혼자서 가슴치고 분통 터트려봐야 돌아오는건 더 큰 괴로움 뿐입니다.
나서면 일이 커지고 복잡하게 되겠지만 여러분 인생에 '지금'은 절대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돌아오지 않는 그 시간, 억울하고 괴로운채로 남겨두지 마세요. 나중에 '지금'을 돌아보았을 때 내 자신에게만큼은 떳떳하도록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자신을 위해서, 맞는 것을 아닌 것으로 만들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처음에 남겼던 글과 그 글에 보여주신 여러분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되어 회사를 압박하였고 그때문에 제가 이렇게 수월하게 재판을 진행하고 저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응징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일일히 찾아뵙고 인사드릴 수 없는 점, 늘 죄송스러운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지 않아도 제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셨던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전하며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모쪼록 평안하고 행복한 가정 되시길 진심으로 바라요.
더불어 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되시길..^^
4.
안녕하세요.
바빠서 덧글 늦게 확인한 점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이 메일 주소를 문의하셧는데 알려드릴께요.
(메일주소)입니다.
그리고 경기도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사모님과 사모님 동생분에 대한 처우를 궁금해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다른 분들은 몰라도 사모님과 그 동생분은 부장님의 거짓말과 불륜으로 인해 저를 오해하셨기 때문에 벌어졌던 폭력사태였으므로, 진심으로 눈물을 비추며 거듭 사과하셨기에 병원비, 추후 상담비, 위자료 등을 고려하여 적정 수준의 금액에 합의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전에 거론했던 두 명의 여직원과는 화해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올해로 서른이 되었는데 20대의 마지막을 아픈 기억으로 남기게 되어 씁쓸하고 허망하지만 좋은 인생공부한 셈 치고 살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하신것은 메일을 보내주세요.
틈 날때마다 확인하고 성의껏 답장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5. (사랑과 전쟁)
안녕하세요^^
그간 여러분 모두 잘 계셨는지 모르겠어요.
'혹시나..' 하시는 분 계실까봐 마지막에 썼던 글을 링크 해 놓았습니다.
어젯밤(3월 23일) KBS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2 에서 '마녀사냥' 이라는 소제와 함께
여러분들이 저를 통해 듣고 보신 익숙한 사연이 방송으로 나갔다는 사실을 압니다.
일단 지금은 모든 사건과 사고, 법적인 절차와 공방 모두 종료되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릴게요.
모두 상처받은 일임에,. 그리고 이 글이 많은 분들이 보는 공개적인 글임에 자세한 언급은 피하겠습니다.
이전글에 제가 썼고, 저에 의해 쓰여진 분들에 대한 처벌과 처결은 끝났습니다.
그와 더불어 그 분들에 대한 마음의 용서와 저 자신을 위한 평안도 찾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만, 짧지만 길었던 시간동안 제가 스스로에게 가장 칭찬하고 싶은 것은 제가 스스로 제 자신의 평안을 찾기 위해 그 사람들을 용서하려고 애쓰고, 더 많은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는 것 입니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았지만, 어제가 되어버린 그 때,
여러분들이 말씀하시는 그 방송을 저도 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주셨습니다.
제가 처음 제 억울함을 호소했던 이 게시판에도 끊임없이 글이 올라오고 있구요.
대부분 프로그램 작가에 대한 비판과 저에 대한 걱정들인데요^^;
관심이 있으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쓴 글과 너무도 흡사한 상황과 등장인물들의 역할 등이 시청하시는 분들께 많은 혼란을 드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무단 표절'을 이유로 작가에 대한 많은 질타의 글을 남기셨는데요.
마지막 글에 올렸던 메일 주소로 1월 중순 'KBS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 작가로부터 메일이 왔습니다.
(아래에 사진 있음)
메일 전문입니다.
신변보호를 위해 성함과 전화번호 등은 지웠습니다.
혹시 제가 이 글을 올리는게 작가님과 방송사에 누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만해도 재판이 4건 진행중이었고 제가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애써 잊으려 할 생각도 없었고,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되지 않는 것 처럼 모든 것을 없었던듯 덮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어쩌면 저는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마음속으로는 그들이, 그들의 지인이, 그들의 친인척이 보고 괴로워 하길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제 연락처를 적어 답장을 보냈습니다.
(아래에 사진 있음)
제가 드린 답장입니다. 항상 메일 끝에 제 이름을 적어 보내는 습관이 있는데 캡쳐하다보니 짤렸네요.
정확히 언제 전화가 걸려왔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답장 보내고 다음날 전화가 걸려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것 저것 여쭈었습니다.
답장에 적은 바와 같이, 회사에 피해가 가는 것은 원치 않았기 때문에 가급적 직종과 제 신변에 대해 유이한 각색은 피해주시길 바랐으며, 많은 분들이 제 이야기를 알고 계시기 때문에, 그저 불륜과 근거없는 소문에 대한 경각심만을 일깨워주시기를 바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작가분께서 저에게 각색할 때에 피해가려면 직종을 알아야한다고 하셔서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를 알려드렸고 저에 대한 신변보호와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을 누누히 드렸습니다.
사실 신변보호랄것도 없지요^^ 아시는 분들은 저인거 다 아시니까요.
워낙 바닥이 좁은 직업이라서요.
저의 신변에 대한 (어떻게 보면 회사문제가 제일 컸죠.) 보장 부분을 확신받고 나서 방송을 허락했습니다.
위 메일에 적힌 바가 저의 유일한 바람이었고 소망이었습니다.
위에도 언급한 바, 저도 방송을 보았습니다.
스쳐지나가듯 제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대번에 아실 정도로 내용이 아주 흡사하더군요.
대사 부분 부분 제가 쓴 글을 직접 인용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이 방영되는 중간부터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끊임없이 왔습니다.
니 얘기 아니냐고, 지영씨 얘기 아니냐고, 선배님 얘기 아니냐고요.
극중엔 미혼이 아니라 기혼으로 나오고 남편의 자격지심과 임신 사실등이 가미되었는데도요.
저도 당황스럽긴 했습니다. 그저 몇가지 추가했을 뿐 굵은 내용은 다름없이 같았으니까요.
그리고 휴대폰에 메일 알람이 계속 울렸습니다.
이전글을 읽으셨던 분이라면 끝에 제가 메일 주소를 추가했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겁니다.
그 메일 주소로 아주 아주 많은 분들이 메일을 주셨습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답장을 드렸고, 그 중에 저와 같은 문제로 힘들어 하시는 분이나, 다른 문제지만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몇 달동안 계속 메일을 주고 받고 있고 언니 동생하며 지내는 분도 있습니다.
방송 도중에 메일이 계속 옵니다.
작가들이 멋대로 표절한 것 아니냐면서, 이것도 법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몹시 화를 내셨습니다.
몇몇분께는 미리 말씀을 드렸습니다.
3월 23일, 제 이야기를 토대로한 드라마가 방송될거라구요.
사실을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분들 나름대로 너무 극화해서 중점을 피한 것 아니냐,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대로 표절아니냐, 이미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등등
그래서 저도 그 방송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습니다.
제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들은 '드라마 중에 가장 리얼한 베스트다.'
제 이야기를 아시는 분들은 '실제 주인공의 동의를 얻고 쓰는거냐'
이렇게 갑론을박하고계시더군요.
동의를 얻고 쓰신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방송되길 바라고 동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너무나도 각색없이, 너무나도 '리얼'하게 방송하신 것, 맞습니다.
이 곳과 그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시는 분들께서 대부분 '당사자는 잊고 싶어하는 기억일텐데 이렇게 상처를 건드리냐' 라는 글이 주류를 이룹니다.
하지만 그것은 괜찮습니다. 저는 잊지 않을테니까요. 물론 잊혀지지도 않겠지요.
하지만 애초에 제가 방송 의뢰에 동의했을 때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내용에 실망을 했고
작가분들이, 연출진 분들이 의도하셨든 안하셨든 저는 가까스로 수그러드는 이 소문속에 또 한번 뜨거운 감자처럼 후끈하게 오르내리게 되겠네요.
하지만 그정도는 저, 괜찮습니다.
내연녀로 오해받아 손가락질 받을때와는 전혀 다를테니까요.
아마 이제는 정말 독한여자로 낙인찍힐지도 모르겠지요.
방송국 작가나 연출진으로부터 압력받은 것 없이 순수한 자의로 글을 남깁니다.
솔직한 심정으로서는 저에게 '각색'을 강조하셨던 그 작가분이 조금 밉기도 하네요.
제 입장에서는 조금 '추가' 되었을 뿐이지 '각색'된 내용이 그리 커보이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모든 일이 잘 풀렸고 한없이 길어질 것만 같았던 법정싸움이 순조로이 끝난 것에 대한 호의로
그저 제 인생 한 가운데, 대단했던 에피소드로 그냥 웃고 넘기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아직도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며 관심 갖고 계신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저를 통해 들으신 이야기를 기억해 주시고,
제가 방송에 동의할 만큼 원했던 그 경각심에 올바로이 반응해주시며 지지해 주시는 것에 대해
깊은 감동과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람쥐! 라고 하는게 요새 트렌드(?)라고.....^^;;;)
작가분과 충분한 소통이 되지 않아 많은 분들께 오해와 분노(?)를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저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마음덕에 저는 오늘 값비싼 헤프닝을 겪었답니다.
모쪼록 저 때문에 화가 마구 나셨다면 '에잇!' 하고 풀어버리시길 바라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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