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커뮤니티가 무너지는 원인
[스압] 커뮤니티가 무너지는 원인
1. 자경단
커뮤니티 내의 '비공식적' 경찰들. 게시판에 규칙을 어긴 게시물이 올라오면 곧바로 지적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일부 회원들은 이 자경단의 행동을 못마땅해 하는데, 그것은 그들이 '운영진' 이라는 권위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지적하는 방식이 불쾌하기 때문이다. 기껏 써놓은 게시물에 "규칙X항 위반입니다. 자삭해주세요." 라고 딱딱하게 댓글을 다는 모습에는 인정도, 배려도 없다.
자경단과 회원들 사이에서 마찰이 일어나는 방식은 대략 이러하다. 한 게시물이 올라온다. 조용히 처리할 수 있는 게시물을 자경단이 노골적으로 지적하며 걸고 넘어진다. 지적당한 당사자는 자경단의 못마땅한 태도에 반항하게 되고, 이는 자경단과 (그동안 그들에게 반감을 지니고 있던) 반대 세력과의 대결로 번지게 된다. 이때 운영진이 나와서 사태를 수습하려해도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들이 게시판의 관리자로 임명된다면 상황이 나아질까?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 부여된 권력은 그들의 행위에 날개를 달아줄 뿐이다. 게시판은 그들의 '철권통치'로 황폐화되고, 회원들은 커뮤니티를 하나둘씩 떠나며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신의 커뮤니티의 운영자라면, 규칙에 얽메여 소란을 일으키는 사람을 주의하라.
P.S: 규칙을 만들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다만 규칙 없는 느슨한 체계로 어떻게 커뮤니티를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2. 네임드와 애널서커
※ 운영자 : 커뮤니티의 실 소유쥬(Owner). 관리자 : 운영자에게 게시판 관리 권한등을 위임받아 활동하는 회원. (이 글에서는 이런 의미로 사용함을 미리 알려둔다.)
와우에서 경험치를 많이 주고 아이템도 잘 주는 몬스터는 따로 이름이 붙어있기에 '네임드 몬스터Named Monster'라 불린다. 여기에서는 인기있는 회원(운영자/관리자는 일단 여기서 제외된다)을 네임드 회원이라 하자. (커뮤니티의 아이돌Idol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이들은 실물이 잘생겼다던가 활동이 많았다던가 여자라거나 (이 부분은 추후 따로 기술할 예정이다) 하는 이유로 커뮤니티 내에서 우대받는다. 이유는 제각기일지 몰라도, 이들이 네임드로 대접받음과 동시에, 그의 주위에는 애널서커(Anal Sucker)가 생긴다. 그들의 '후장을 빠는', 그의 추종자들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실제 아이돌의 주위에 열성 팬들이 몰려다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애널서커들은 네임드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며, 네임드들의 그 무엇이 되는 것이 그들의 지상과제이다. 그러기에 애널서커들은 네임들의 출현(로그인)부터 퇴장(로그아웃)까지 따라다니며, 그들과 어떻게든 친하게 지내려 노력한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커뮤니티 내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된다.
네임드가 어리석어서 단순히 서커들과 놀기만 한다면 다행이지만, 약삭빠른 나머지 서커들을 지휘하게 된다면 골치아파지게 된다. 그 네임드의 말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친위대'가 결성되기 때문이다,. 네임드의 친위대는 그의 지휘에 따라 여론을 주도해 한 사람을 매장시킬수도, 네임드를 관리자의 직위에 오르게 할 수도 있다. 한 커뮤니티에 친위대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그곳에 '작은 전두환'이 하나 탄생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3. 오타쿠
오타쿠가 오타쿠 계열의 커뮤니티(애니메이션/에로게)에 상주하는 것은 물고기가 물에 살듯 당연한 것이다. 그 곳에서는 오타쿠가 '오덕질'을 하건 말건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다 똑같은 오타쿠들이라 그가 오타쿠라 하여 박해받을 일이 없는 것이다. 오타쿠가 문제되는 것은, 그들이 오타쿠 커뮤니티가 아닌 다른 곳에서 활동할 때이다. 그것은 오타쿠들이 오타쿠 커뮤니티라는 '보호구역'을 벗어날 때부터 예정된 일이었다.
지금도 파코즈/DVD프라임/듀나게시판등 '비非 오타쿠 커뮤니티'에서는 소수의 오타쿠들이 암약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글에서, 프로필 사진에서, 공개서명에서 자신이 오타쿠임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이들은 커뮤니티 내의 소수자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오타쿠계 커뮤니티'의 회원들보다 더 강한 결속력과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커뮤니티 내에 자기들끼리 놀겠다는 '동맹'을 만들어 게시판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따로 놀아버린다. 이 '동맹'은 지극히 폐쇄적이라서 초기 멤버 외에는 다른 오타쿠가 참여하려 해도 불가능하다. (이름만 등록시켜 줬다고 참여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이런 폐쇄성과 오타쿠에 대한 근본적 적의 때문에, 몇몇 일반 회원들은 오타쿠 회원들을 몰아내려 한다. 제 나름의 목적을 가진 커뮤니티가 자기들이 모르는 애니메이션 이야기로 가득차는 걸 좋아할 사람은 오타쿠들 외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타쿠 회원들은 어떻게든 '추방'을 막아보려 애쓰지만 그들의 항변은 오히려 '어록'으로 재구성되어("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그들을 몰아내는 빌미만 될 뿐이다. 그렇게 오타쿠 회원들은 깔끔하게 '인종청소'를 당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오타쿠 회원들이 자리를 잡아 이런 분쟁은 계속 일어나게된다.
커뮤니티가 운영자의 1인독재체제가 아닌 마당에야, 오타쿠만 모아서 싸그리 가스실로 보낼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하지만 비 오타쿠 커뮤니티 내에서 상주하는 오타쿠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생각할 여지가 있다. 그들을 놔두면 자가증식하여 커뮤니티의 본질을 흐릴 위험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딱히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 대놓고 몰아낼 수도 없는 것이다. 본인은 그들을 위하여 작은 소모임 게시판을 만들어 주는 방법을 권한다. 이것은 사실상의 '격리 수용'이나 그들은 자신들의 공간이 생겼다는 점에 환호할 것이므로 이 방법은 옳다.
4. 카피 레프터
미리 일러두지만, 우리가 넷에서 저지르고 있는 행위들 중 대부분이 저작권법 위반이다. 애니메이션의 스틸 컷은 공개된 것 외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음원은 물론이요 가사의 게제도 불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행위들을 저지르고서도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는데, 그것은 모두가 범법행위인줄 알면서도 이 사실을 암암리에 '묵인'하기 때문이다. 즉, 다들 알면서 모르는 체 하기에 일화물과 게임이 아무렇지도 않게 유통되는 것이다.
이러한 '묵인'은 언제까지나 임시적인 것이요, 절대로 정상적 분위기가 아닌데, 이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또라이들이 있다. 카피레프트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체 불법공유의 단맛에 쩔어버린 카피레프터(Copyleft+er)들이다. 이들은 비판받게되면, '공유정신'을 운운하며 카피레프트를 외친다. 명백히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공유하는 것에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당당한 그들에게, 일반적인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이것이 위법이라는 사실조차 그들은 알지 못하며, 안다해도 그들은 적반하장으로 카피레프트를 외칠 것이다.
커뮤니티의 수준이 지극히 낮아 회원들이 모두 카피레프터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어떤 의미에서는 평화로울 것이다. 그러나 회원들의 저작권 개념이 조금이나마 존재하는 곳에 카피레프터가 등장한다면, 그보다 더한 진창은 없으리라 본다. 저작권에 대한 지루한 논쟁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이 논쟁은 장기적으로 보면 커뮤니티의 생명을 갉아먹을 뿐이다. 그간 유지되고 있던 저작권에 대한 '암묵의 룰' 이 깨져 각자의 의견이 충돌해 버려, 내부분열을 가속시키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조금 비약시키자면, 카피레프터에 맞서 '암묵의 룰'을 어떻게 더 잘 유지시키느냐가 커뮤니티의 존속과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도있다. 이에 대해서는 본인도 어느 정도의 권장선(Guideline)을 두는 편을 권한다. 커뮤니티에서 자료공유 자체를 금지하는 정도라면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공유게시판을 만드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카피레프터에 대한 운영진의 항복이며, 그들의 양성을 의미한다. 커뮤니티를 반半 와레즈로 만들고 싶은가?
5. 스노브
어디를 가건, 자기가 남들과 다르다며 잘난체하는 놈은 있기 마련이다. 타인의 선망을 받고 싶은 그들은 모든 것을 이용하여 남들과의 차이점을 강조한다. 자신의 지식, 취향, 능력 등등. 사실 뜯어보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 것인데 말이다. 그들을 감히 정의하자면, 스노브(Snob. - 잘난 체 하는 사람. 굳이 단어로 묶어두고 싶어서 쓴 것임을 밝혀둔다. -)라 할 수 있겠다. 그들은 자신을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 생각하겠지만, 그 역시 군계(群鷄)에 지나지 않음을 모를 뿐이다.
이런 개인적인 편견을 감히 여기에 올리는데는 두 놈의 영향이 크다. 한 놈은 만화사이트에서 자신이 '컴 좀 쓴다' 고 날뛰는 놈이었다. 자신의 닉네임을 유닉스의 에러문구에서 따왓다고 하는 그는, 회원들이 봐도 알까말까한 스크린샷 - 보통 리눅스의 어플리케이션 - 을 가지고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며 잘난체를 하는 것이었다. 그가 어떻게 생각하건 그의 운영체제가 윈도가 아니라는 것부터,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것 까지, 우리에게는 그것이 순 개소리요 잘난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남들이 관심을 주거나 말거나, 그의 잘난체는 계속되었기에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한 놈은 자신의 아랍어 실력을 자신의 존재의의로 아는 놈이었다. 그는 항상 등장과 퇴장시 아랍어로 인사했으며, 틈만 나면 자신의 아랍어를 자랑하기 바빴다. 급기야 그는 자신의 실력을 과신한 나머지, 아랍어 강의까지 게시판에 연재하고 만다. 내가 아랍어에는 문외한이라 그의 실력도, 그의 강의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의 행동이 명백한 오버라는 건 말할 수 있다. 그 누구도 그의 아랍어에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 커뮤니티에서 블로그가 유행이었을때, 그 역시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의 블로그에는 '예상대로' 아랍어와 아랍 관련 내용이 포스트의 주를 이뤘다. 그는 아랍어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걸까?
솔직히 이런 스노브들이 있다고 해서 커뮤니티가 당장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점진적으로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어디를 가건 스노브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말은 나처럼 스노브를 인식하고 그들을 몰래 혐오하는 사람들도 항상 있다는 뜻이리라. 말을 꺼내기 힘들고, 트집잡을 일이 없어서 그렇지, 스노브를 노리는 사람은 항상 존재한다. 그들은 사건만 터지면 스노브의 숨통을 끊을 준비가 되어있다. 이런 호언장담까지 할 정도로, 나는 그들이 불쾌하다.
6. 도인
세상을 초월한 자들이다. 그들은 속세의 일에는 관심이 없으며, 시종일관 남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지껄인다. 스노브와 달리 그들은 애써 아는체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의사를 전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서 소란이 일어나건, 9·11테러가 일어나건 아프간에서 인질이 납치되건 그들은 흔들림 없이 오롯이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그래서 그들은 늘 한결같이 정신이 나가있다.
도인들의 '길道' 이란 유형을 잡아낼 수 없을 정도로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모든 게시물마다 4차원적인 코멘트를 다는 수행修行을 하며, 어떤 이는 맞춤법을 완전히 무시하는 글을 올리는 수행을, 또 어떤 이는 자신이 31세기에서 온 도라에몽처럼 미래를 예언한다. 이를 정리하자면, 그들은 하나같이 초超현실적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중 가장 특이한 경우는 커뮤니티의 운영자가 내공이 깊디 깊은 도인으로서, 아방가르드avant-garde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만화와 플래쉬를 만들어낸다. 그 운영자의 주위에는 추종자(애널서커)들이 몰려들어 종교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오직 회원들만이(그중에서도 추종자)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겠지만, 비회원들이 보면 이게 도대체 뭐냐고 되물을 것이다.
도인들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으나, 그들의 존재는 은연중에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들의 기행奇行이 꾸준히 이어지면 커뮤니티 내에서는 "저 사람은 원래 저렇다" 며 그들을 긍정하게 되고, 그들의 행동방식을 모방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도인들과 커뮤니티에서 같이 놀아온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자연스럽지만, 방금 커뮤니티에 들어온 사람들(뉴비)에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보일 뿐이다. 그 시점에서 커뮤니티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생기는 것이며, 이것은 커뮤니티 붕괴를 야기하는 '세대간 갈등' 을 의미한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그 커뮤니티는, 도인인지 미친놈인지 구별안되는 주인장이 벽壁 그 자체가 되어 뉴비와 올드비를 나누어버렸다. 이는 곧바로 신구세력의 갈등으로 비화되어, 몇번의 키워끝에 올드회원들이 그곳을 탈퇴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 본인도 그 올드중의 하나다. 그 당시 본인은 키워는 안했고 블로그 운영과 애니에 맛들여서 그냥 방문을 끊었다. - 물론 그 정신나간 주인장은 그때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지금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말도 안되는 헛소리만 지껄일 뿐이다. 그의 기행은 사람을 불러오므으는 기폭제가 되었지만, 기행 말고는 할 줄 아는것이 없었기에 종국에는 다시 사람들을 떠나게 해버렸다. 그러나 그 커뮤니티가 개판이 되거나 말거나, 도인은 여전히 정신을 놓은 채로 3007년 용산이 어쩌니 하는 개소리나 하며 세월을 보낼 것이다. 안그런가, Dr.Gothick?
7. 브라만
'고귀하신' 커뮤니티의 계급주의자들. 레벨 시스템이 사용되는 커뮤니티에 존재한다. 이들은 '레벨'이 높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놈들이다. 레벨의 우위가 인간성과 실제 능력의 우위라고 믿는 이들은, 모든 것을 레벨의 높고 낮음으로 판가름한다.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사람에게는 고분고분 순응하지만,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사람은 노예로 보는 것이다. 물론 그런 믿음에 대해서 그들은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이런 레벨제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곳으로 '루리웹'을 들 수 있다. 이곳이야말로 레벨에 환장하는 '브라만' 들이 활개를 치는 곳인데, '레벨 좀 된다' 고 레벨을 권위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놈들이 부지기수다. 루리웹 논쟁의 태반은 이 '브라만'들이 레벨을 들먹이면서 시작된다. 레벨 되는 회원이 어떤 주장을 내세우면 옳은 소리가 되지만 레벨도 안되는 1렙이 똑같은 주장을 하면 얻어맞는 곳이 바로 루리웹이다.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 그 말 자체로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발화자의 지위와 성별과 성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이쯤되면 누구라도 차별을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폐쇄적인 곳에서 커뮤니티의 장기적 존속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커뮤니티의 레벨제는 존속할 가치가 있는가? 여기에 본인은 과감히 아니라고 대답하겠다. (갤로그 도입 전까지) 비회원제였던 디씨에서도 고정닉과 유동닉의 구별은 존재했다. 고정닉이 유동닉을 차별하여 싸움이 난 일도 여럿 있었다. (회원제로 이런 상황은 더 심해졌다) 그나마 자유스러운 디씨의 상황이 이정도니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레벨제를 굳이 존속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이런 식의 신구세력의 갈등은 레벨이 없다 뿐이지 모든 커뮤니티에 있다. 다만 그 차별을 레벨로 표면화 시킨다는것은, 훗날에 찾아올 종말을 내일 찾아오게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8. 레 미제라블
문자 그대로 불쌍한 사람들. (en : The miserables) 집안이 망했다거나, 부모가 이혼했다거나, 인간관계가 서투르다는 식으로 자신의 처지를 게시판에 올린다. 그러면 회원들은 불쌍한 이들을 위해 관심을 준다. (이건 당연하다. 돕지는 못할망정 무턱대고 욕은 하지말자.) 그들의 처지가 실제상황이면 다행이지만, 대다수의 '레 미제라블' 들은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크게 벌려놓은 구라를 계속 이어나가면서 관심을 받는다. (참고자료)
이들은 진짜로 불쌍하다. 이들은 관심, 아니 '동정' 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그렇게 연기를 하고 노는 것은 진짜 불쌍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가지고 노는 것이다. 진짜로 불쌍한 사람들은 그런 글도 쓰지 않고, 혼자서 그 문제를 안고 갈 뿐이다. 진정 관심을 받아야 할 사람들까지, 이들의 찌질한 '피해자 놀이' 때문에 덩달아 욕을 먹게 된다. 관심만 받을 수 있다면, 불쌍하고 여린 체 하는 게 정말 좋은 것일까?
그들에게 관심의 투약을 딱 한번만 멈춰보자. 딱 한번만.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는 어린아이를 처리하는 방법은 장난감을 사주는 게 아니다. 한번 눈 딱감고 아이의 투정을 무시해주면 된다. 그러면 아이는 그 방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레 미제라블' 에게도, 더이상 그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9. 재야사학자
재야사학자(在野史學者)는 '환빠'의 다른 말이다. 환빠란 디씨인사이드 역사 갤러리(역갤)에서 시작된 표현으로, 환단고기를 신봉하며 자위하는 저질 족속들을 지칭한다. 거의 모든 커뮤니티에 이들은 상주하고 있으며, 고대사에 관련된 사건만 터지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자신들의 허접한 논리를 내뱉는다. 사실 고조선이 수메르까지 정복했다느니, 한자도 사실은 한민족이 만들었다느니, 'KOREA'가 아니고 'COREA' 여야 한다는 헛소리는 그런 때만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항상 게시판에 배설하는 내용이다.
한심한 건 몇몇 회원들도 저런 재야사학자들에게 낚여 '예비 사학자'가 되어버린다는 데 있다. 그것은 이들의 말이 설득력 있어서가 아니라 그 예비 사학자들이 환단고기의 허구성에 '알아서' 매료된 것이다. 저 넓은 영토가 우리것이었고, 한족도 사실 한韓민족이라는 헛소리가 자의식 과잉의 사람들 - 특히 청소년들 - 에게 잘 먹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노리는 것도 이 지점이 아닐까. 그리하여 머지 않아 예비 사학자들은 재야사학자들의 교육(?)을 받아 어엿한 한 사람의 재야사학자가 될 것이고, 재야사학자의 수는 더 많아지니 더더욱 골치아파진다.
역갤에서 쓰는 표현대로, 우리는 그들을 간단하게 '논파' 할 수는 있다. (참고자료) 하지만 그래봤자다. 환빠들은 그 논리 - 그것을 논리라 불러야 하는가? - 가 논파당해도 인정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타조가 땅에 머리를 박아 앞이 안보이는 걸 가지고 남들이 자기를 못본다고 착각하는 꼴이다. 환단고기를 성경으로 믿는 광신도한테 논리적인 접근을 해도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애초에 받아들일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적 허영심과 종교적 광신狂信은 동의어다. 종교의 마수에 걸린 사람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듯이, '쥬신'의 환상에서 이들을 끄집어 낼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저 광신자들이 사고를 전환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광신에는 답이 없다.
10. 미친 예술가와 청교도
'미친 예술가'는 자신의 예술세계만을 존중한다.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는 그는, 남의 시각에 따라 표현수준이 결정되기 보다는 자신이 그 수준을 결정하고 싶어한다. 이러하니 자신의 예술세계에 빠진 사람에게 일반인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친 예술가는 문자 그대로 미쳤기에, 음란한 작품을 자신만만하게 커뮤니티 창작란(만화/소설/ETC)에 내놓는다. 일반적인 커뮤니티의 수위 - 15세 미만 관람불가 수준 - 를 훌쩍 뛰어넘는 작품을, 자기가 보기에는 건전하다고 생각하기에 올리는 것이다.
물론 그건 언제까지나 자기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자기생각이 절대적이라며 멋대로 판단하는 놈들은 '미친 예술가' 말고도 또 있다. '청교도' 들은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창작물 뿐만 아니라 모든 게시물을 '검열' 한다. 약간의 노출만 있어도 그들은 그것을 음란하다고 평가해버린다. 실제로 어떤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에서는, '청교도' 하나가 게시판에 올라온 세이버 수영복 일러스트를 보고서 음란하다고 신고하여 커뮤니티가 한동안 수위조절의 폭풍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본인은 그 그림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진짜로 음란했다면 관리자가 곧바로 삭제했을 것으로 보아 그렇게까지는 음란하지 않았다고 추측한다. 결국 청교도 하나의 난리로 문제가 커져버린 것이다.
사실은 미친 예술가와 청교도는 똑같은 놈들이다. 각자 극에 위치해있다 뿐이지, 자기만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남들을 평가하려는 태도는 동일하다. 한 쪽만 있어도 피곤한데, 한 커뮤니티에 이 둘이 있다면 커뮤니티는 항상 수위논쟁에 빠져들 것이다. 이들을 제지하는데는 규칙도 소용없다. 이들은 자기 나름의 기준만을 신봉하기에, 규칙따위 애초에 신경쓰지도 않기 때문이다.
11. 퍼니셔
포털 뉴스페이지의 상위권에는 간간히 강력사건들이 올라온다. 어디서 그런 사건들이 잘도 일어나는지(이건 뉴스 편집의 문제지만) 성범죄, 집단폭행, 시체유기같은 뉴스는 봐도 봐도 끝이 없다. 뉴스 아래의 진창같은 리플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그 범죄자들을 이러저러하게 처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성범죄자를 거세해야 한다는 표현은 기본으로 나온다.
커뮤니티에 이런 뉴스들이 링크되어 이용자들이 이리저리 투덜대는 동안, 커뮤니티는 하나의 선술집이 되어 각종 비난과 험담들이 난무하게 된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시점까지는 그 비난이 강력범죄자를 향해 있으므로 딱히 누군가가 피해보는 일은 없다. 아무리 비난해도 상대는 이미 체포되었고,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입방아질을 당할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누군가가 '입바른 소리'를 한다. 그들에 대한 분노는 이해하지만 사후처방의 강력함만으로는 범죄를 줄일 수 없고, 가해자를 비난하는 것도 좋지만 그런 범죄가 일어나게 되는 사회적 구조와 피해자의 인권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투의 말들이 어느 순간 나올 것이다. 이때 덮어놓고 한 사람(범죄자)만 까던 사람들은 기분이 상한다. 지금 자기들이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로 정의의 심판(Punishment)을 하는데 이건 무슨 '물타기'냐며 반발할 것이다. 특히 '인권'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순간 그들은 광분하여(가해자건 피해자의 인권이건 아무튼 마찬가지다.) 그런 말을 한 상대를 가해자와 같이 심판한다. 말을 꺼낸 그 '입바른놈'도 마찬가지라 매도하는 것이다.
이정도 지경까지 오면 키보드로 정의의 심판을 내리는 그들이 정의인지 악인지 구별하기 힘들어진다. 그들은 정의를 외치면서 자신들이 그 범죄자의 모습과 닮아간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렇기때문에 정의라는 말을 입에 달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초법적超法的 힘'을 원하는데, 결국 그 '힘' 자체가 그들이 그렇게 까대던 범죄의 시작 아닐까.
12. 오프 토픽
종교인, 정치가, 황빠, 심빠, (커뮤니티에 따라서는) 건타쿠, 달빠들.. 커뮤니티의 게시판을 더럽히는 부류들 때문에 커뮤니티에서는 그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특정 주제에 관한 논의를 차단하기도 한다. 정치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어디선가 자칭 '정치가' 들이 나와 갑론을박을 하니 (대표떡밥 : 박정희) 어쩔 수 없이 '오프 토픽(Off Topic)'을 제정하는 것이다. 딱히 관리자가 제정하지 않더라도, 커뮤니티의 이용자들끼리 불문율로 오프토픽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물론 강제성은 없으므로 특정 주제가 올라오면 자제하라는 코멘트가 달리는 수준에서 그친다.
오프 토픽은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으나, 그것은 커뮤니티가 아직은 낮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논의를 일방적으로 막아야 할 정도로 커뮤니티 내의 자정능력이 떨어진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게시판의 과열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정책이라는 데에는 본인도 동의하지만, 나는 이로 인하여 관리자가 커뮤니티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우려한다. 오프 토픽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것은 또 다른 오프 토픽과 운영자의 개입을 낳을 것이고, 이것이 계속되면 커뮤니티에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주제는 커뮤니티의 성격에 맞는것으로 한정될 것이다. 즉 만화 커뮤니티에서 만화이야기를 하는 건 정상이지만 만화 이야기'만' 하게 되니 사실상 '검열'이 된다. 그렇다고 운영진이 개입을 안할 수도 없으므로, 운영진은 토론이 과격해질때만 개입하는 정도면 된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토론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데 이런 토론까지 오프토픽을 내세워 막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제아무리 오프 토픽이 없는 곳이라 하더라도 단 한가지의 오프토픽은 가지고 있다. 그 커뮤니티에 대한 '내부비판'이다. 내부비판은 커뮤니티에 대한 불경으로 인식되기에, 내부비판을 올린 회원은 주위에서 질책을 받는다. 상당히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경우가 왕왕 있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물론 일방적인 비방은 걸러져야 하겠지만, 커뮤니티에 대한 '쓴소리' 까지 못들은 체해서는 안된다. 완벽한 커뮤니티, 완벽한 체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운영진은 커뮤니티에 대한 지적사항을 항상 받아들여 더 좋은 쪽으로 개선시켜나가야 한다. 제 스스로 귀를 닫아버린 커뮤니티는 이윽고 '커뮤니티와 그 적들' 로 넘쳐나 몰락으로의 길을 맞이할 것이다. "힘찬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귀신의 처소와 각종 더러운 영이 모이는 것과 각종 더럽고 가증된 새들의 모이는 곳이 되었도다." (계 18:2)
참고로 작성자가 찌질열전의 수시아라고 한다.
3줄요약
1. 친목질은 커뮤니티를 갉아먹는 독
2. 정치/사회 글은 격리해야 함
3. 오덕은 수용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