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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너무 하기 싫을 때 읽으면 좋은 글 :: 공부가 싫은 학생들에게 바치는 글 :: 공부자극




(출처 :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


공부는 원래 어렵습니다. 놀고 쉬는 것보다 공부하는게 더 재미있는 사람은 몇 명 없어요. 물론 새로운 걸 배우고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신나고 즐거운 일입니다만, 그런 좋은 순간들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루하게 책을 읽고 귀찮은 연습을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수업 슬쩍 듣고 교과서 스르륵 읽으며 모든 게 다 이해된 뒤 어려운 문제도 턱턱 풀어내면 좋겠지만, 한 장 이해하려고 밤새고 괜히 숫자만 더러워서 풀기 싫어지는 연습문제를 푼다고 하루를 날리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나서야 뭔가 재미있고 신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거에요. 세상 많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이를테면 게임도 그렇지요. 난생 처음 보는 게임을 구경하면 하나도 재미 없습니다. 이 캐릭터는 누구고 어떤 스킬을 쓰고 무슨 아이템이 있는지 직접 해보고, 해설자들이 왜 갑자기 흥분해서 소리를 빽빽 지르는지 알아야 구경하는 맛이 나고 하는 재미가 있지요. 야구 규칙을 하나도 모르는데 메이저리그가 무슨 재미입니까 원래 본질이 그렇습니다.


수업이 재미 없다고, 연습문제가 지겹다고, 퀴즈를 망쳤다고, 중간고사를 망쳤다고 너무 빨리 던지지 마세요. 나는 공부를 할 사람이 아니구나, 하지 마세요. 원래가 그런겁니다. 지난주 배운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이번주 수업이 재미있겠습니까. 지금 교수님한테 우리는 이해하지도 못하는 질문을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둘이 깔깔 웃는 저 친구는 지난주 단원을 열심히 복습한 겁니다. 밤을 새워 지겨운 연습문제를 푼 거에요. 그래서 지금 즐거운 겁니다. 적어도 수업시간에 교수님의 강의가 잘 이해될 만큼, 책에 나오는 연습문제를 답지를 보지 않고 스스로 풀만큼 공부를 해 보세요. 그러고도 재미가 없다면 그 때 다른 진로를 찾아도, 그 때 그 과목을 던져도 늦지 않습니다.


이 과목은 너무 지루하다고, 너무 기초적이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너무 현실과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동떨어져 있다고 말하죠. 언젠가 내 인생을 반하게 만들 만한 과목을, 그런 연구를 만난다면 밤을 불태워 공부할텐데, 그렇게 말해요. 아닙니다. 그런 건 오지 않아요. 기필을 다 듣고 전공을 들어도 그런 건 나타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 나타나 있어요. 여러분이 지겨워서 내일 하기로 미뤄둔 그 연습문제가 강의시간에 잘 이해하지 못해서 나중에 다시 읽어보려고 접어둔 책들이 그것입니다. 화려한 성은 튼튼한 기조 위에 지어지는 법이에요.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나 여러분을 저 멀리로 데려가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보고 있는 그 책이 점점 더 재밌어지고 그 공부가 점점 더 즐거워지고 여러분을 점점 더 멀리 데려갈겁니다.


우리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죠. 재미있는 일을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진 않을 거에요. 지루하고 지겹고 하기 싫은 일들을 하는 시간을 보내야 재미있고 멋있는 보람 있는 시간들이 나타날 겁니다. 하기 싫어도 닥치고 노력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정말 적성에 맞지 않는 건지, 아니면 마땅히 겪어야 하는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건지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겨운 일을 만날 때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피해서는 재밌는 일들도 다 놓쳐버릴 겁니다. 고진감래라, 원래 단 것은 쓴 것 뒤에 나오는 법이니까요.